증권업게 메신저 - 미스리

2012. 1. 13. 20:43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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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 상장사 유일 안철수 교수와 부산고 33회 동문 관련주. 정아무개 △△지질 상무, 안철수 교수와 동기인 부산고 33회, 이아무개 △△지질 회장, 부산고 17회 동기 회장 출신으로 알려짐."

정치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던 이달초 증권가에서 널리 사용하는 인스턴트 메신저인 '미스리'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된 메시지다. △△지질 경영진이 유력한 대선후보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과 고등학교 동문이니 빨리 △△지질 주식을 사라는 것이다.


↑증권가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인스턴트 메신저인 '미스리 메신저'.
연초부터 정치테마주가 증시를 뒤흔들면서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강력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 증권가의 대표적인 인스턴트 메신저인 미스리의 전달음 '띠르릉~'은 여전히 시도때도 없이 울려대며 다양한 루머들을 퍼나르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따르면 지난 6일 주식시장을 요동치게 만든 '북한 경수로 폭발' 루머 역시 부산의 한 PC방에서 미스리를 통해 처음 발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왜 증권 루머는 미스리가 배달할까

개인투자자들을 유혹하는 증시 루머는 일반적으로 작전세력이나 일부 증권동호회, 비등록 투자자문사(일명 부띠크) 등에서 생산된다. 이를 전달, 확산하는 매개체가 바로 증권업계 종사자 및 투자자라면 누구나 이용하는 인스턴트 메신저다.

카카오톡이 2500만 가입자를 확보할 정도로 인스턴트 메신저가 저물고, 모바일 메신저 시대가 활짝 열렸지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인스턴트 메신저가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증권업계 인스턴트 메신저가 바로 미스리다. 이른바 미스리를 포함해 POP메신저(옛 삼성Fn메신저), 야후 메신저가 3대 증권 메신저로 통한다. 수억명에서 수천만명에 달하는 가입자수를 자랑하는 MSN, 네이트온 등 상용 인스턴트 메신저가 있지만, 증권업 종사자나 개인 투자자들이 아침마다 자동로그인하는 인스턴트 메신저가 바로 이들이다.

증권사들이 인스턴트 메신저를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부터다. 이전까지는 투자자들에게 이메일이나 전화로 리포트나 투자정보를 제공했다. 하지만 분초에 따라 대박을 낼 수도 깡통을 찰 수도 있는 증권 투자의 특성상 이메일이나 전화는 너무나 불편했다.

증권사나 투자자들의 입맛에 쏙 맞게 다수에게 실시간으로 동일한 쪽지형태의 정보를 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대용량 파일전송도 손쉽게 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진 미스리나 POP메신저가 등장한 것이 바로 이 시점이다.

이후 미스리 등 인스턴트 메신저는 증권업계에서 급속도로 확산됐다. 하지만 코스닥 열풍 등으로 한탕을 노린 투자가 성행하고, 일부 작전세력까지 끼어들면서 인스턴트 메신저는 루머 확산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미스 리는 필수, 채권은 야후로

증권가의 필수 인스턴트 메신저로 꼽히는 미스리는 가입자수 34만명, 일평균 사용자수 8~9만명을 자랑한다. 일부를 제외하면 증권가에서 주로 사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5만2000명에 달하는 증권업계 종사자나 열성 개미투자자들은 대부분 사용하는 셈이다.

미스리는 지난 1996년에 '마이챗'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인스턴트 메신저라는 개념조차 불명확하던 시절에 학원가에서 사용하기 위해 개발됐다. 하지만 '쪽지+그룹전송' 기능의 편리성으로 인해 입소문을 타고, 증권가에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2000년부터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

미스리는 주민등록번호 등 본인확인절차 없이도 ID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가입을 할 수 있다. 또 수신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름 등으로 사용자를 검색, 불특정 다수에게 동일한 쪽지를 뿌릴 수 있다. 때문에 가장 많은 증권동호회들이 활동하고 있고, 증시 루머 확산의 주범이라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실제로 영화배우 최진실씨 자살사건 당시에도 관련루머가 미스리를 통해 확산되면서 운영회사 관계자들이 경찰조사를 받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미스리 서비스를 운용하는 아데네트의 손철원 이사는 "6개월 이상 사용하지 않는 ID는 삭제하고 있지만 가입자수는 30만명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며 "점차적으로 수신자가 동의 없이는 무작위로 쪽지를 보내진 못하도록 하는 등의 방안을 도입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POP메신저는 사실 미스리와 '쌍둥이'다. 삼성증권이 미스리를 개발한 기업용 메신저 개발업체인 이지닉스에 용역을 맡겨 자사 고객들과 사내용 쪽지형 메신저로 개발, 2000년 선보인 것이 POP메신저다. 2008년 이지닉스에서 미스리사업만을 갖고 분리된 회사가 아데네트다.

POP메신저는 증권업계와 언론홍보업계에서 주로 사용한다. 가입자수는 4만6000명이며, 일평균 사용자수는 1만~1만5000명수준이다. POP메신저는 미스리와 달리 이름과 주민번호를 입력해야하는 등 가입이 까다롭다. 사내 직원들은 사원번호로만 접속할 수 있다. 루머 등이 퍼져나갈 경우 이를 추적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루머 확산의 가능성은 적은 편이라는 삼성증권의 설명이다.


↑채권 트레이딩에 주로 활용되는 '야후 메신저'.
야후 메신저는 채권 트레이딩이라는 특정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갖고 있다. 미스리와 POP메신저와는 달리 대화창 방식의 메신저이지만, 대화창 하나에서 여러명과 1:1 대화를 할 수 있는 탭(Tab) 기능을 제공한다. 때문에 장외거래인 채권거래를 하는 채권거래자들이 1:1로 주문을 낼 수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가 메신저는 기관 등에 비해 정보력이 취약한 개인투자자들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순기능도 하지만, 악성 루머 확산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입이나 등록시 최소한의 본인확인 절차를 의무화하는 등 제도적 보안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용자들 스스로 메신저에서 유통되는 정보는 검증되지 않은 루머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출처 : http://cnews.mt.co.kr/mtview.php?no=20120113163035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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