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W 시장의 '검은 공생'
2011. 6. 23. 23:31ㆍ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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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스캘퍼 '검은 공생'…개미 3만명 울려
부띠끄서 거래소 연결 서버까지 '속도우위'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에서 공공연히 나돌던 증권사와 스캘퍼(초단타 매매자)의 뿌리 깊은 유착 관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증권사와 스캘퍼는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스캘퍼들은 개인 최고 100억원, 증권사들도 수백억원대 수수료 수입을 챙겼다. 작년 한 해 국내 증권사의 전체 ELW 거래 수수료 규모가 711억원이었는데 이 중 상당액이 스캘퍼와의 합작품이었던 셈이다.
이처럼 막대한 부당수익이 가능한 것은 증권사는 스캘퍼에게 특혜시스템을 제공해 수수료를 챙기고, 스캘퍼는 그 특혜를 십분 활용해 차익을 챙기는 유착 구조가 있기 때문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우선 증권사들은 ELW 거래에서 손익결정의 열쇠인 주문 처리 속도를 높여주기 위해 일반 투자자와는 차별화된 각종 편의를 스캘퍼에게 제공했다.
ELW 상품 자체가 빠른 속도를 통해 시세차익을 얻는 시스템이라 단타 매매의 속도는 곧 수익과 직결됐다.
증권사는 스캘퍼에게 라우터나 방화벽 같은 보안장치를 거치지 않게 손을 써줬고 스캘퍼의 ELW 매매 프로그램이 탑재된 컴퓨터를 증권회사 내부 전산망에 직접 연결시키는 수법을 사용했다.
심지어 스캘퍼를 위한 전용 BEP서버(고객과 증권사 연결), 상품처리 서버, FEP서버(증권사와 거래소 연결)를 설치해 주기까지 했다.
일부 증권사는 스캘퍼에게 증권사 외부에 일명 '부띠끄'로 불리는 사무실을 무상 임대해 주거나 증권사 내부에 스캘퍼 전용 사무실을 버젓이 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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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투자자vs스캘퍼 ELW 주문처리시스템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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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캘퍼를 직원으로 고용하는 편법도 동원됐다. 한 스캘퍼는 증권사에서 월급 명목으로 매달 100만원씩 받고 공범 스캘퍼한테는 인센티브를 챙겼다.
일반 투자자는 매매에 앞서 21개 항목으로 구성된 거래장부 기록인 원장 항목을 일일이 체크해야 하지만, 이들 스캘퍼는 일부만 해도 거래가 되도록 했다.
이런 식의 특혜를 받아 스캘퍼는 일반 투자자보다 3∼8배 빠른 속도로 ELW를 매매할 수 있었다.
증권사들이 이렇게 특혜를 제공한 이유는 거액의 매매 수수료를 챙기는 것과 동시에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증권사들은 하루 수백억원을 거래하는 스캘퍼를 유치해 거래소에 상장한 ELW 거래가 성황을 이루는 것처럼 꾸며 일반 투자자를 끌어들였다.
증권사들은 특히 스캘퍼 한 명만 데려와도 전체 시장 점유율이 평균 1% 상승하기 때문에 각종 혜택을 제공하며 유치전까지 벌였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 이성윤 부장검사는 "과도한 시장점유율 경쟁 등 증권사와 스캘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불법 거래가 발생했다"며 "3만명에 이르는 개미 투자자들만 손해를 본 셈"이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 12개 증권사 사장 대량 해직? 법정 '격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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